정치 후보 홍길동

조보람동지-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버금상(우수상)

【'전태일평전' 독후감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버금상(우수) 수상작】

조보람동지 (건설사업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MC스나이퍼, 2002)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나의 영혼 물어다줄 평화시장 비둘기
위로 떨어지는 투명한 소나기
다음날엔 햇빛 쏟아지길 바라며 참아왔던
고통이 찢겨져 버린 가지
될 때까지 묵묵히 지켜만 보던 벙어리
몰아치는 회오리 속에 지친 모습이
말해주는 가슴에 맺힌 응어리 여전히 가슴속에 쏟아지는 빛줄기

아름다운 서울 청계천 어느 공장
허리하나 제대로 펴기 힘든 먼지로 찬
닭장 같은 곳에서 바쁘게 일하며 사는 아이들
재봉틀에 손가락 찔려 울고 있는 아이는
배우지 못해 배고픔을 참으며 졸린 눈 비벼
밖이 보이지 않는 숨 막히는 공장에 갇혀
이틀 밤을 꼬박 새워 밤새 일하면
가슴에 쌓인 먼지로 인해 목에선 검은 피가 올라와
여길 봐 먼지의 참 맛을 아는 아이들
피를 토해 손과 옷이 내 검은 피에 물 들 때
손에 묻은 옷깃에 묻은 현실의 모든 피를
씻어낼 곧 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
노동자만을 위한 노동법은 사라진지 오래
먼지를 먹고 폐병에 들어 비참히 쫓겨날 때
여전히 부패한 이들은 술 마시며
숨통 조이는 닭장에서 버는 한 달 봉급을
여자의 가슴에 꽂아주겠지

비에 젖은 70년대 서울의 밤거리
무너지고 찢겨져 버린 민족의 얼룩진 피를
유산으로 받은 나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
모든 상황은 나의 눈으로 보고 판단 결단
살기 위해 허리띠를 조인 작업장안의 꼬마는
너무나도 훌쩍 커버린 지금 우리 내 아버지
무엇이 이들의 영혼을 분노하게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그저 홀로 속상 할 뿐이지
인간으로써 요구 할 수 있는 최소의 요구
자식 부모 남편이길 버리고 죽음으로 맞선
이들에겐 너무도 절실했던 바람
하지만 무자비한 구타와 연행으로 사태를 수습한
나라에 대한 집단 비판현실에 대한 혼란으로 이어져
몸에 불지른 전태일의 추락
나는 말하네
늙은 지식인들이 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들은 몸으로 실천했음을

이제는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판단할 차례
7,80년대 빈곤한 내 부모
살아온 시대 그때의 저항과 투쟁
모든 게 나와 비례 할 순 없지만
길바닥에 자빠져 누운 시대가 되가는 2000년대
마지막 꼬리를 잡고
억압된 모든 자유와 속박의 고리를 끊고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나는
예술인으로 태어날 수 있는 진짜 한국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전태일.
불합리한 노동환경에 대항하여 분신자살한 사람.
‘MC스나이퍼‘라는 가수가 2002년에 발표했던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라는 노래 속의 대표 인물.
이것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전태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의 전부였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꽤나 좋아했던 노래라 참 많이도 들었었는데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현 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곤 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불쌍하다’ 는 생각까지만 했었던 것 같다. 인간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현실의 부조리함과, 자본가들의 노동력 착취에 관해 깊이 있는 고민은 하지 못했다. 그저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할 ‘분신자살’을 선택한 전태일이 대단하다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전태일에 대한 책을 읽은 지금은, 연민과 동정뿐 아니라 60년대 노동자들의 현실에 화가 난다. 잠이 안 오는 주사를 맞아가며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해야 했던 소년 소녀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자본가들의 불합리한 요구에도 한마디 할 수 없었던, 그저 하루하루 생계를 위한 그들의 노동이 눈물겹기까지 했다. 한참 공부해야 할 아이들은 먼지 가득한 닭장 같은 작업장 속에서 무엇을 꿈 꿀 수 있었을까. 자아실현? 돈? 지위나 명예? 그들이 바라 볼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들에게 내일은 존재했을까......

전태일은 1970년 23살의 나이로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분신자살을 택했다. 6,70년 산업화 시대에서 항상 굶주린 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공부, 신문배달과 구두닦이를 해가며 사회 최하층으로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평화시장 노동자로 살아가며 그 어느 누구보다 인간애를 보여주었던 전태일. 그가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바보회, 삼동친목회 등을 만들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활동하던 20대 초반, 나는 노동문제에는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친구들과 놀기 바빴던 철없던 대학생이 아니었던가. 물론 처해있는 시대상황과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노동자들의 값비싼 희생이 있었기 때문임에 감사하고, 적어도 각종 노동 문제 관련 소식이 신문, 뉴스에서 들려올 때 한번쯤은 더 관심을 가졌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처럼 우리 사회의 노동자 현실은 얼마큼 전태일의 죽음 앞에 당당할 수 있는지 생각 해 본다. 이미 50%를 넘어버린 비정규직,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 ‘S’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일, ‘H'타이어 공장의 노동자들이 집단 돌연사한 일 등 아직도 노동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대답만 던지고 있다.

사회생활 11개월 차, 대한민국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노동자의 현실을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거니와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낮은 고용안정성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얘기는 몇 십년 후 내 아이가 겪어야 할 문제일지 모르는 그저 남의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노동자라는 동류의식을 가지고 모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현실을 바르게 직시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이라는 영화를 볼 생각이다. 2시간 거리를 걸어 아낀 버스비로 밥도 못 먹고 일하는 어린 시다들을 위해 풀빵을 사서 건넬 줄 아는 인간애 넘치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기억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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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자는jpg조보람 버금상.JPG

등록자제5대집행부

등록일201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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