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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근무 잠 못 자는 아빠는 항상 '토끼눈' <유성기업 관련기사>

야간근무 잠 못 자는 아빠는 항상 '토끼눈'
(유성기업 가족대책위, 남편 연행으로 해고된 안미라 씨를 만나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가족들은 직장폐쇄 27일째를 맞았고, 지난 6월 10일 반쪽짜리 월급을 받았다.
유성기업의 임금 지급일은 매월 10일인데, 이번 임금은 지난 5월 18일 직장폐쇄 전까지의 월급이다.

10일 오전에 은행으로 입금된 조합원들의 임금은 10만원부터 120만원 까지 다양했다. 아산지회 조합원의 경우 5월에 잔업과 특근을 거부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영동지회 조합원보다 월급이 다소 적었다. 노조 간부들의 월급은 더 적었는데, 한 간부는 18만원 가량을 받았다.

조합원들은 공장이 아닌 비닐하우스로 출퇴근 하고 있으며, 이틀에 한번에서 일주일에 한번 꼴로 귀가한다. 직장폐쇄가 언제 끝날지, 이 투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유성기업지회의 조합원들 가족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이번 투쟁으로 인하여 가족대책위원회의 회원인 안미라 씨는 조합원들이 경찰병력에 의해 연행될 때 함께 연행됐다. 이 후 다니던 직장에서 그만두어야 했고, 남편인 조춘재 조합원은 용역깡패에 의해 코뼈가 부러졌다. 안미라 씨를 만나 직장폐쇄 이후 변화된 삶에 대하여 들어봤다.

직장폐쇄 이후 변화된 것이 있다면?

주말에 시댁을 갔다 왔다. 어머님께서는 일흔이 넘으셨는데 우울증이 생기셨고 아버님도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아마 텔레비전을 통해, 경찰병력에게 아들이 연행되는 모습을 계속 보시고 나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계셨다. 하지만 남편이 코뼈가 부러진 것이 용역깡패에게 당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는 알고 계시지 못하시다.

의사가 남편에게 수술하면 많이 고통스러우니, 코뼈가 심하게 어긋나지 않았으면 그냥 있으라고 권유했다. 아직도 부어 있어서 만지면 아프다고 하더라. 남편은 잠을 자면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나도 그렇게 변해버렸다. 아무래도 사람이 교통사고가 한번 나도 계속 생각나는데, 그러 하듯이 큰일이 난 것이 아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남편이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회사가 그냥 자동차부품 만드는 회사 인줄로만 알았지,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지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난 6월 10일이 월급날이었다. 50만원 가량 입금된 것 같던데.

아직 월급 통장을 확인하지 않았다. 옆에 사는 언니는 70만 원 정도 입금 되었다고 했다. 우리도 아마 70만 원 정도 들어왔을 것 같다. 아산지회 조합원들은 50~70만 원 정도 입금된 것 같다. 월급에서 축의금이나 회비 등을 제하기 때문에 줄어 든 부분도 있다.

우리는 부부가 맞벌이를 했기 때문에 차가 두 대였다. 하지만 얼마 전에 남편차인 트라제를 팔았다. 친구 하나도 직장폐쇄가 시작되자 생활이 잘 안 될 것 같다며 차를 팔고 적금을 해지했다. 많은 가족들이 여유 돈이 있었던 생활이 아니라서 차를 팔거나 보험을 해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월급에 상여금을 많이 받으면 300만 원 정도인데, 상여금 없는 달은 100여만 원 될 수도 있다. 뚝 잘리게 되는 거다. 예를 들어 250만 원 정도 받게 되면, 아이한테 100만원 쓴다고 보고, 마트가고 먹는 것에 100만원은 쓴다고 생각해보자. 남은 50만원으로 보험? 공과금? 자동차세? 부족하다. 여유 있는 생활이 힘든 것이다.

이번 달에는 보름일하고 70만원 받았는데 생활이 힘들다. 다음 달을 생각해야 하는데, 어떻게 살 수 있는가? 당연히 적금을 깨고, 차가 있으면 차라도 팔아야 한다. 이번에 차 팔고 300만원 받았다. 그걸로 이번 달을 살아야 한다. 지금 보험도 정리를 더 해야 하나 싶다. 하지만 보험도 우체국 보험 같은 한 달에 3만 원 정도의 보험이다. 비싼 보험은 계약하기도 힘들다.

조합원들과 함께 경찰병력에게 연행되었다가,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남편은 공권력이 투입되더라도 걱정하지 말고, “우리는 저항하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 조용히 나갈 것이다”고 계속 이야기 했다. 하지만 경찰병력 투입되기 전날 헬기가 뜨고 문자가 마구 오니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일하던 회사가 유성기업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라서 그 불안감은 더욱 더 컷다. 그래서 일하다가 사장님에게 이야기 하고 뛰어 갔다. 사장님은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경찰병력은 투입되지 않았다.

다음날 다시 출근을 했다. 다시 또 불안해 졌다. 그래서 오후 3시에 다시 공장으로 들어갔으며, 그러고 나서 경찰병력이 투입되고 조합원들과 연행된 후 저녁에 풀려났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너무 욱신거려서 회사에 전화를 하니 동료들이 근태승인서를 대신 써준다고 했다. 그래서 하루 쉬고 다음날 출근 했더니 부장님이 사표를 받겠다며, “25년간 근무하면서 이런 사람 처음 본다”고,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이렇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남편이 앞에서 끌려가는 데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야간근무, 가족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 또,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지기 때문에, 가족과의 생활이나 여가생활이 거의 힘들다. 특별하게 쉬는 것이 불가능해 진다.

애들은 남편이 주간근무를 할 때면, 밤에 ‘아빠 오늘 안 나가?’ 하고 묻기도 한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생활해 왔기 때문에 아빠는 밤에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잔업도 거의 항상 하고 있는데, 주간에 잔업을 하면 저년 8시는 되어야 들어온다. 집에 와서도 회사에서 가끔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러면 또 시간이 금방 간다.

야간 근무를 하게 되면 낮에 잠을 자야하는데, 의외로 힘들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조합원들이 간수치도 좋지 않고, 우울증에 수면장애가 있다. 애들은 아빠가 항상 토끼눈이니깐, “아빠 술마셧어?”하고 물어보기도 한다.

평일에 아이 체육대회, 참관수업 같은 것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이상하게 이럴 때 꼭 야간근무가 걸렸었다. 또 크리스마스이브, 12월 31일 에는 꼭 야간근무가 걸리지 않기를 기대했지만 항상 걸렸다. 남들은 가족과 함께 여가생활을 자주 보내는데 우리는 절대로 그러하지 못했다. 항상 바쁘다. 같이 모여서 움직이기에는 정신이 없다.

가족대책위원회 활동이 눈에 띈다

솔직히 엄마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속상하다. 경찰병력 투입 될 때도 엄마들이 한 열 명만 들어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엄마들이 사정을 잘 몰랐다고 했다. 대부분이 가대위 까페활동이나 뉴스를 보고 많이 알았다고 한다.

가대위 회원들이 모이면 영동 아저씨들 너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한, 영동 가대위의 활동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멋있다고, 서로 응원하면서 지내고 있다. 영동 가대위를 보면 젊은 엄마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를 등에 없고 활동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가대위 인터넷 까페에서의 회원 수는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밖으로 나와 활동 하는 것, 예를 들면 인터뷰를 하러 가거나 선전전 혹은 집회에 참석하는 수는 그리 늘지 않고 있다. 아마 엄마들이 생활고가 있으니깐, 대부분 일하고 아이를 돌보고 하니깐 밖으로 나와 참석하는 것이 힘든 것 같다.

이번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쯤에, 그동안 만나지 못한 주변의 엄마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잘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날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나았다. 저번에 아산에 선전전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응급차가 지나가는 걸 보고, 용역 깡패가 실려 가는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애기아빠가 코뼈가 부러져서 타고 있었다. 놀랬다, 정말 놀랬다. 아빠들이 만약에 잘못되거나 크게 다치거나 하는 이런 부분이 제일 걱정이 든다.

<2011-06-14 02시06분 미디어충청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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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제5대집행부

등록일201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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