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후보 홍길동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왜 서울대병원으로 오지 못했을까요?” <펌>

서울대병원 신입 간호사 연수에서 노조간부가 인사말을 하면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왜 서울대병원으로 오지 못했을까요?”라고 말했을 때, 저도 그 뜻을 몰랐습니다. 석 선장을 살린 이국종 의사의 인터뷰를 보고나서야 알았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 눈에 확 들어오는 대목들...

“노동층은 외상으로 죽을 확률이 화이트칼라보다 20배 이상 높다. 내 환자 중엔 건설노동자·공장 노동자·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같은 이들이 많다. 내가 총상전문가라고 언론에 나와 웃었다. ‘내가 언제 총상전문가였지?’하고. 공장에서 분당 5000~6000회로 돌아가던 볼트가 빠져 배에 박히면 간장·담도·췌장이 다 파열된다. 그거에 비하면 총상은 간단하다. 프레스에 눌리면 내장이 터지고 장기가 밑으로 다 빠진다. 그런 환자들을 봐왔으니 선장님이 그다지 중증환자로 안 보이는 거다.”

“정책 결정하고 사인하는 분들이 사고를 당하면 유수한 병원 의사들이 밤에도 뛰어나온다. 그분들 사인은 외상이 아니라 당뇨나 암, 심혈관계 질환 같은 것이다. 그런 분야에는 약도, 기기도 첨단이 들어오고, 어느 병원이나 밤에 대응을 잘한다. 하지만 사회취약계층이나 보통 사람이 화를 크게 입으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게 된다.”

결국 중증외상환자 치료는 비용에 비해 수가가 낮아 유명 병원에서 외면해왔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평소 자신들을 ‘빅 4’라고 자랑했던 병원에서는 석해균 선장을 치료할 수 없었던 거지요.

“굉장히 슬플 때가 있다. 내가 뭘 것 같은가. 때로 내가 병원에서 불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조직의 휴짓조각 같은 느낌 아나. 내가 일을 하면 할수록 병원 적자폭이 커진다고 한다. 병원 욕하지 마라. 아주대 병원은 굉장히 훌륭한 병원이다. 나를 아직도 거둬 여전히 붙어 있지 않나. 다른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의 경우, 대부분 사직하거나 전공을 바꿨다.”

이국종 의사도 너무 힘들어 한때 해외취업난만 계속 찾아본 적도 있고, 외상 외과의사가 존중 받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세계 최대 용병회사인 ‘블랙워터’에 취직할까 고민도 했답니다. 개인의 훌륭함과 함께 의료 체계의 문제점에도 주목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종강 - Facebook 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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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제5대집행부

등록일20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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