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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 수배전단의 ‘노동자풍’, 경찰의 노동천시 시정요구

노동조합|2010-11-18|조회 5,920
[보도자료]

<<흉악범 수배전단의 ‘노동자풍’, 경찰의 노동천시>>
- 민주노총, 경찰청에 항의공문 보내 시정요구 -


오늘(11월 18일) 아침 경찰청은 부산진구 범전동 여대생 납치강도 및 성폭행 용의자에 대해 ‘공개수배’에 나섰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공식트위터 계정(@PolinLove)에 용의자 수배전단 사진을 올려 소재파악에 들어갔다. 이 트윗은 상당히 많이 인용(RT)되었고 수배사진도 1만 건(18일 11시30뿐 현재)에 육박하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납치용의자가 하루빨리 체포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부산진경찰서’ 명의로 된 수배전단에는 ‘노동자 풍의 마른 체형’이라며 범인의 인상착의를 적시하고 있는 바, 이는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조장하고 있어 경찰청에 엄중 항의하고자 한다.
이른바 ‘노동자풍’을 앞세우는 수배전단은 일제식민지 때부터 지속되어온 악습으로 진작 타파돼야 했다. ‘노동자풍’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설명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러한 표현이 노동자를 하찮은 존재, 남루한 이미지, 사회적 낙오자, 잠재적 범죄자 등 매우 부정적으로 규정 폄하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동자는 생산의 주역이며 사회역사발전의 주체이다. 생산직 노동자로부터 사무전문직까지, 감정노동자에서 연구노동자들까지 우리 국민 대다수는 바로 그 노동자이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경찰은 아직까지 일제의 잔재를 벗지 못하고 노동을 천시하여 홀대할 뿐만 아니라, 흉악범들의 인상착의에 버젓이 ‘노동자풍’이라고 적시함으로써 노동자는 물론 국민 다수를 모욕하고 대중적 인격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하긴 대통령 스스로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며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하고, 국민을 종속관계인 종업원으로 취급하는 상황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세계인이 동일하게 ‘노동절’이라 부르는 5월 1일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여전히 ‘근로자의 날’이고 노동부조차 고용노동부로 이름을 바꾸는 지경이니 경찰만 나무랄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민주노총은 올해 3월 과천 초등학생납치 미수사건(2008년 11월 발생) 용의자 공개수배에 이어 이번 부산진 경찰서의 수배전단과 경찰청 공식트위터를 통해 유포된 ‘노동자풍’이라는 설명방식이 단순한 관행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경찰청에 관련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며 항의공문을 보내 시정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201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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