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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희망버스 9000여명 “김진숙과 함께하자!”

2차 희망버스 9000여명 “김진숙과 함께하자!”

경찰, 한진 1km 앞둔 곳 최루액 살수하며 봉쇄·50명 연행


노동과세계(http://worknworld.kctu.org)
[0호] 2011년 07월 10일 (일) 홍미리 기자 gommiri@naver.com



2차 희망의 버스 195대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김진숙 지도위원의 무사를 기원하며 부산으로 달려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영도조선소 85호 지브 크레인에 오른 지 바로 185일째 되는 날인 9일 서울지역 버스 61대와 지역버스 83대, 희망의 승합자 50여대, 희망의 비행기에 오른 9,000여명의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폭우 속에서 부산역에서 문화제를 마치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까지 평화행진을 벌였으나 경찰은 조선소를 불과 1km 앞두고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만남을 가로막았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정리해고 철회하라!”, “김진숙과 연대하자!”, “조남호를 처벌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부산시경 기동대와 SK에이스타운 사이 왕복차도를 점거한 채 한진 자본과 그들을 비호하는 경찰 측에 강력한 항의 뜻을 전했다.

해고노동자들의 싸움, 그들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35m 크레인에 올라 18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부어줄 저마다의 희망을 품은 채 2차 희망의 버스를 나눠 타고 온 이들은 오후 7시 부산역광장에서 운집해 ‘사과가 사과탄이 되기 전에, 바나나가 곤봉이 되기 전에_부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를 펼쳤다.

이번 2차 희망버스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문정현 신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와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참가했다. 웨이크업, 3호선버터플라이, 노래를찾는사람들 노래공연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아흐레 동안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부산까지 걸어온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이 무대에 올라 “쌍용차에서 노동자와 그 가족15명이 죽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노동조합 간부로서, 그 16번째 죽음이 한진중공업일까봐 두려워 평택에서 이곳까지 걸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콘서트를 마친 대오는 밤 9시20분 경 부산역을 출발해 평화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역에서 밖으로 나가는 좁은 길들을 봉쇄해 행진을 가로막았다. “평화행진 보장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던 대오는 전투경찰 무리를 뚫고 부산 시내 중앙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왕복 차도를 모두 점거한 채 “정리해고 철회하라!”, “김진숙과 함께하자!”, “조남호를 처벌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한진중공업을 향해 나아갔다. 2시간 여를 걸어 밤 11시 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불과 1km 정도 남겨둔 시경 시동대와 SK 에이스타운 아파트 사이 대로변에 경찰이 차단벽을 만들어 봉쇄했다.

경찰은 전경버스와 살수차, 강화 프라스틱으로 만든 4~5m 높이 차단벽을 세우고 그 뒤에 승합차 30대를 배치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았다. 그 양옆 인도에는 중무장한 전투경찰들이 방패를 들고 20~30줄로 겹겹으로 막아섰다.

“우리는 한진중공업 해고자들과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이곳에 왔다. 우리는 평화행진을 원한다. 평화행진을 보장하라! 경찰은 차벽을 치워라!” 전국에서 190대 차량을 타고 김진숙 위원과 연대하기 위해, 해고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이들은 한진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보였지만 경찰은 묵묵부답. 길을 내주지 않았다.

도로 오른쪽과 왼쪽 인도에서는 경찰과 희망버스 시민들과의 충돌이 계속 일어났다. 경찰벽을 뚫으려는 대학생들을 향해 경찰은 최루액을 뿌려댔다. 그것을 눈에 맞은 학생들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고통을 겪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최루액을 얼굴에 맞아 응급실로 실려간 인원이 100여 명이다.

경찰은 “여러분이 하고 있는 불법집회로 인해 도로가 혼잡하다, 빨리 인도를 이용해 해산하라!”고 종용했다. 방패로 얼굴을 가린 채 김진숙 지도위원과의 만남과 연대를 막는 경찰을 향해 길을 열 것을 거듭 촉구하던 참가자들은 경찰 차단벽에 “정리해고 박살내자!”, “강제진압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붙이며 저항했다.

10일 새벽 1시40분 경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가 연결됐다. 김 지도위원은 반드시 꼭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이 빗속을 뚫고 와서 만나고 싶어 한 김진숙입니다. 저도 여러분이 보고싶어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게 이토록 두려운가 봅니다. 부당해고를 국가권력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조를 지키려는 노동자에게 경찰이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보십시오. 우리 힘냅시다. 우리는 반드시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꼭 만나야 합니다. 여러분 투쟁!”

시민들은 “사랑해요 김진숙!”, “우윳빛깔 김진숙!”을 외치며 벌써 186일째 크레인 위에서 극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했다.

새벽 2시20분 경 몇몇 시민과 노동자들이 도로 주변에 있는 벽돌과 모래주머니를 들고 와 경찰 벽에 계단을 쌓기 시작했다. 경찰버스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경찰은 계단을 쌓는 이들에게 최루액을 뿌려대며 방해했다. 계단을 쌓기 시작한 후 10여 분이 지나자 경찰은 단 한 차례 경고방송을 하고 곧바로 살수를 시작했다.

살수차 2대에서 푸른색소를 섞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최루액이 발사됐다. 평화행진단에는 노약자와 어린이, 장애인도 상당수 있었지만 경찰은 대오의 정면을 겨냥해 수 분 동안 계속 살수했다. 이어 경찰은 중무장한 경찰병력 수백명을 앞세워 대오를 폭력적으로 침탈했다.

경찰은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을 방패와 곤봉으로 무차별 가격하고 연행했다. 이광석 전농 의장과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부인과 딸을 비롯한 총 50명이 연행됐다. 심지어 경찰은 대오 속으로 밀고 들어와 뒤쪽에서 방송장비를 관리하던 희망버스기획단 활동가를 차량 안에서 강제로 끌어내려 잡아가기도 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을 향해 “나는 권영국 변호사다. 연행자 중 화상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직접 접견하고 병원 치료가 필요하면 요청할 것이다. 경찰은 내가 갈 수 있게 길을 비켜라”고 촉구했지만 경찰은 한참 동안이나 이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애초 있던 곳에서 100m 정도 밀려나 “정리해고 철회하라!”, “김진숙과 함께하자!”고 외치는 노동자 시민들을 한 노동자가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한진중공업의 푸른작업복을 입고 었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정순철 조합원(55세). 외항선 선장을 오랫동안 하던 그를 한진중공업은 지난 1991년 스카우트했다. 정순철 조합원은 한진중공업에서 배 건조를 완성하면 바다로 끌고 운행하며 그 배가 잘 만들어졌는지를 심사하는 선장이다. 그는 지난 2010년 2월14일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건 분명한 부당해고입니다. 경영상 긴박한 이유는 전혀 없었어요. 해고 다음날 수백억 배당잔치를 벌였잖아요. 정규직 있는 공장에서 일부러 물량을 없애 다른 데로 물량을 몰아주고 그것을 빌미로 정규직을 정리해고해 나중에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짓이죠. 한진 자본이 건설사에서도 하던 방법을 그대로 쓰는 겁니다.”

정순철 조합원은 사측에 맞서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완강히 앞장서서 벌여왔다. 지난달 27일 김진숙 지도위원이 오른 85호 크레인 밑에서 투쟁하던 그는 용역 4명에 의해 사지를 끌려나왔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법도 노동위원회도 자본 편이더군요. 조남호 뒤에 경총이 있듯이 노동자 뒤에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그리고 이렇게 연대해주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우리 투쟁은 정당합니다. 그들이 저지른 부당함에 맞서 끝까지 싸워 명예회복을 할 겁니다.”

정순철 조합원은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여성의 몸으로서 남성들도 잘못해낼 일을 해내며 장기간 외로움을 견디며 투쟁하고 있다”면서 “의리가 있고 철학이 있는 분, 우리가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새벽 2시40분 경 경찰의 급습으로 대오가 뒤로 물러난 후 그대로 차도에 앉고 누운채 농성을 벌이며 날이 밝았다.

2차희망버스 둘째날 오전 7시15분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대오 맨 앞에서 경찰의 폭력과 불법연행을 규탄하고 희망버스 측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 자본에 대한 규탄에 이어 민주노총 역할을 결의했다.“부산 영도가 한진 자본의 사유지가 된 것 같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가겠다는 노동자와 시민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권력이 막아준다. 우리는 절망의 원인이 뭔지 다시 알게 됐고, 희망은 시작을 확인했다. 민주노총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퇴출해야 할 사람은 조남호 회장인데 거꾸로 노동자와 그에 연대하려는 이들을 연행했다”면서 연행자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국회에서 끝까지 조남호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장애인 100여 명이 2차 희망의버스를 타고 와 이곳에 있으며, 경찰은 장애인에게도 최루액을 쏘고 연행했다”고 전하고  “무자비한 공권력에 분노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날 때까지 여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이렇게 연대해주시는 것에 대해 금속노조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금속노조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안전하게 내려오게 하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철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허영구 새로운노동자정당추진위원회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상임이사,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장, 이동호 시사만화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활동가 등도 차례로 나서 자발적 노동자 시민의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려는 의지를 경찰력으로 짓밟은 것에 대해 규탄했다.

민변 노동위원회 간사는 강서·해운대·사하·사상·금정경찰서 등에 총 50명이 연행된 사실이 확인됐음을 전하고,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루액이 난사된 점, 최루액을 맞고 화상을 입은 환자가 연행돼 병원 이송을 요구했는데도 외면하고, 뇌병변 장애인이 사상경찰서에 연행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단체 접견을 경찰이 거부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희망버스 기획단 집행책임자인 송경동 시인은 모든 연행자가 석방되지 않으면 희망버스는 단 한 대도 출발하지 않을 것이며, 186일째 백척간두에서 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꼭 만나야 한다는 점을 다시 분명히 했다.

대오가 계속해서 “연행자를 석방하라!”, “평화행진 보장하라!”고 촉구했지만 연행된 48명 중 뇌병변장애인 1명과 미성년자 1명만이 석방됐다.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0일 오후 3시 경 정리집회를 마치고 타고 온 버스로 타고 돌아갔다.

2차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달려온 9,000여 명의 노동자 시민이 한진중공업을 불과 1km 앞두고 경찰과 밤새 대치하며 한진 자본과 공권력을 규탄했다. 비록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크레인에서 185일째 농성하며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이어가는 그에 대한 애정과 연대의 약속을 쏟아내며 이후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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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자는jpg한진중공업 앞1.jpg확장자는jpg최루액.jpg

등록자제5대집행부

등록일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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